대세가 된 언택트(비대면) 열풍이 세무시장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이른바 빌딩타기라는 전단지 홍보를 하고, 사무실에 앉아서 고객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유료상담 상품을 온라인 마켓에 내 놓고 클릭을 통해 찾아오는 고객과 비대면으로 상담을 하는 세무사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비대면 유료 세무서비스 마켓은 네이버 지식인 엑스퍼트다. 세무사 등 전문가가 특정 서비스에 가격을 붙여 상품으로 내 놓으면 고객이 온라인 결제 후 채팅이나 전화, 화상전화로 상담을 하는 방식이다.
이미 네이버 지식인으로 등록해 무료상담서비스를 해주던 세무사들이 기반이 되어 현재 등록된 세무사들만 150여명에 이른다. 상담 위주의 서비스를 가벼운 수수료로 제공하면서 고객을 모집하고, 구체적인 신고나 세무대리 서비스는 별도의 추가수수료를 받는다. 전문서비스에 대한 제값을 받을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지기 때문에 전문가 회원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채팅과 전화 등 간편한 상담방식 덕분인지 수수료는 상당히 저렴하게 책정돼 있다. 기초적인 일반 세무상담의 경우 대부분의 세무사들이 10분~20분간 시간제한 상담을 전제로 단돈 1만원만 받고 있다.
종합소득세 상담과 부가가치세 상담 역시 1만원~5만원으로 저렴한 편이며, 신고대행으로 이어지는 경우에는 10만원~20만원 안팎으로 수수료가 추가로 책정된다.
세무사들이 다소 까다로워하는 상속세와 증여세, 양도소득세 상담도 기본상담료가 10만원 안팎으로 소개돼 있다. 물론 이것도 신고대행으로 확대 진행되는 경우에는 신고대행 수수료가 별도로 추가된다.
네이버라는 국내 최대 포털을 통해 고객들이 몰려들면서 영업에 애를 먹던 세무사들에게는 가히 블루오션으로 떠오른다.
지금까지 2000건이 넘는 유료상담을 처리한 김양환 세무사는 10분간의 기본적인 절세상담 수수료로 단돈 1만원만 받고 있는데, 고객들의 반응 역시 좋다. 1000명이 넘는 이용객이 5점 만점에 평균 4.9점의 별점을 줬으며 칭찬후기까지 가득하다.
최근 1주일에만 100건이 넘는 유료상담을 한 박헌문 세무사는 상속·증여세와 양도소득세 상담료로 3만원을 책정했다. 일반적인 재산제세 상담수수료와 비교하면 상당히 저렴하지만, 단순히 계산하더라도 1주 동안 300만원 상당의 온라인 상담료를 벌어들인 셈이다. 박 세무사 역시 4.8점의 높은 평점을 받고 있다.
일반적인 세무상담 외에 자신만의 특별한 영역을 개척한 상품을 내 놓은 세무사들도 있다.
권인욱 세무사는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에서 근무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가상화폐 업종 세금상담과 가상화폐 자금출처조사 대응상담을 상품으로 내 놨다. 수수료는 10분에 딱 1만원.
건설공제조합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장성환 세무사는 건설업 면허실태조사와 신용등급상담, 건설업 기장상담만 취급하고 있다. 또 최근에 엑스퍼트에 가입한 정윤기 세무사는 연말정산 중에서도 '중도퇴사자'의 연말정산상담만 전문적으로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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